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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P 미국 영유아 수면 컨설턴트 자격증을 보유하고 수많은 아이의 수면교육을 직접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우는 아기를 방치하면 뇌 발달이 멈춘다", "울다 지쳐 잠드는 아이는 부모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다". SNS를 보다가 이런 글을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신 적 있으신가요? 더 마음이 무거운 건 그 아래 댓글이에요. "그러니까 수면교육은 하면 안 되는 거네요"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수면교육을 준비하던 부모님은 시작도 못 하고 접으시고, 이미 하고 계신 부모님은 "내가 우리 아기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나" 하는 죄책감에 빠지세요. 수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유로 마음고생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뵈어요. 오늘은 수면교육이 방치와 무엇이 다른지, 수면교육 중에 아기가 우는 건 어떤 의미인지, 연구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정리해 드릴게요.

 

방치와 수면교육은 출발점부터 달라요

먼저 단어부터 구분해 주세요. 방치는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거예요. 시간대와 상관없이, 아기가 왜 우는지 살피지 않고, 아기의 상태와 상관없이 그냥 두는 것이에요. 수면교육은 달라요. 수면교육은 아기가 스스로 잠드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부모가 계획을 세우고, 아기의 상태를 살피면서 도움의 정도를 조절해 가는 과정이에요.

  • 방치: 하루 종일 울음에 반응하지 않아요.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아요. 기준이 없고,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정해져 있지 않아요.
  • 수면교육: 깨어 있는 동안에는 아기의 울음과 요구에 바로바로 반응해요. 잠들기 전 정해진 시간에만 계획에 따라 기다려요. 기다리는 중에도 아기의 울음을 살피고, 필요하면 개입해요.

제가 상담에서 만난 부모님들 중에도 "수면교육은 울려서 재우는 거 아닌가요?"라고 걱정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수면교육이 울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시고 나면 많은 부분이 편안해지세요.

 

아기는 왜 울면서 잠들까요

어른은 졸리면 어떻게 하면 잠이 드는지를 말로 설명하지 못해요. 하지만 오랜 경험으로 이미 터득해서 몸이 알아서 잠들 뿐이에요. 아기는 달라요. 아기는 잠이 오는 느낌 자체가 낯설고 불쾌하게 느껴져서 짜증을 내고, 잠드는 방법도 아직 몰라요. 지금까지 부모님이 안아 주고 흔들어 주며 「재워 주었기」 때문에 스스로 잠들어 본 경험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수면교육의 핵심은 아기를 울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잠드는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아기는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어서 울 수 있어요. 이 울음은 "엄마, 포기했어요"가 아니라 "이게 잘 안 돼서 속상해요", "예전 방식이 더 편한데요"에 가까워요.

 

아기도 스스로 진정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어요

어른도 잠들기 전에 자기만의 편안한 자세와 습관이 있잖아요. 한쪽으로 돌아눕거나, 이불을 끌어안거나, 베개를 고쳐 베거나요. 아기도 마찬가지예요. 울거나 짜증 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아기는 여러 가지 「자기진정」 방법을 쓰고 있어요.

  • 손이나 손가락을 빨아요.
  • 눈이나 얼굴, 귀를 비벼요.
  • 머리를 좌우로 돌려요.
  • 다리를 비비거나 발을 차요.
  • 옹알이를 하거나 소리를 내요.
  • 울음으로 표현해요.
  • 자기 손을 쳐다보거나 만져요.

이 밖에도 아이만의 다양한 자기진정 방법이 있을 수 있어요.

미국소아과학회도 자기진정을 아기의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정하는 전략을 익히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어요. 아기는 이런 방법들을 하나씩 시도하며 "나는 어떻게 하면 잠들 수 있지?"를 스스로 알아 가요. 이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부모님이 바로바로 안아서 재워 주면 아기는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볼 기회를 얻지 못해요.

 

수면교육에는 방법이 다양해요

"수면교육 = 울려서 재우기"라는 오해가 많은데, 실제로는 방법이 여러 가지예요. 미국수면의학회(AASM)의 실무 지침은 부모 교육, 소거법, 부모가 곁에 머무르는 소거법, 점진적 소거법, 취침 시간 늦추기, 계획된 깨우기 같은 방법을 모두 효과가 있는 방법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한 가지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낫다는 근거도 없다고 했고요.

이 중에서 아이가 잠들 때까지 아예 개입하지 않는 방법은 가장 단순하고 강한 방법에 속해요. 제가 현장에서 보기에 대부분의 부모님과 컨설턴트는 이 방법을 쓰지 않아요. 대신 적절한 기다림과 개입을 함께 해요. 방 밖에서 잠깐 기다렸다가 들어가서 토닥이고, 다시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방법이 있고요. 가정에 따라서는 방을 나가지 않고 아기 가까이에서 조용히 기다려 주다가, 필요할 때 손길이나 목소리로 도와주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해요. 어떤 방법이든 아기를 혼자 두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과 개입이 함께 있다는 점이 같아요. 이건 무반응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수면교육에서 기다린다는 건 시계만 보고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아기가 스스로 진정하려고 애쓰며 내는 칭얼거림과 짜증 섞인 울음은 조금 기다려 주고, 아프거나 무섭거나 도움이 필요한 울음은 바로 알아채서 개입하는 게 핵심이에요. 이 둘을 구별하는 눈이 수면교육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에요.

 

연구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수면교육이 아기에게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 수면교육 자체를 직접 살펴본 연구들이 있어요.

  • 생후 6~16개월 아기 43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연구예요. 점진적 소거법과 취침 시간 늦추기 모두 잠드는 시간을 줄였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도 대조군보다 오히려 조금 낮아졌어요. 12개월 뒤 애착과 정서, 행동에도 차이가 없었어요.
  • 생후 7개월 안팎 아기 326명을 6세가 될 때까지 따라간 연구예요. 수면교육이 아이와 부모에게 오래가는 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 영국 워릭대학교가 아기 178명을 18개월까지 따라간 연구예요. 부모가 아기를 가끔 울게 둔 경험과 애착, 행동 발달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연관이 없었어요.

가장 극단적인 방법, 즉 잠들 때까지 개입하지 않는 방법을 쓴 경우에도 애착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들이 있어요. 제가 이 결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하나예요. 아기가 깨어 있는 동안에는 부모가 울음에 바로바로 반응해 주기 때문이에요. 애착은 잠들기 전 몇 분이 아니라, 하루 종일 쌓이는 반응의 경험으로 만들어져요. 다만 이 극단적인 방법만 따로 떼어 애착을 오래 추적한 연구는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권하기보다, 기다림과 개입을 함께하는 방법을 추천드려요.

모든 연구가 같은 결과를 보인 것은 아니에요. 2012년 아기 25명을 대상으로 수면교육 프로그램 중 코르티솔을 측정한 연구에서는, 3일째 아기가 울음을 멈췄는데도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유지되었다고 보고했어요. 표본이 작은 연구라서 해석에는 신중해야 해요. 그래도 이런 결과가 있다는 것은 아기를 아무 반응 없이 두는 방법보다, 조금씩 기다리고 개입하며 아기의 상태를 살피는 방법을 권하는 이유가 돼요.

 

공포를 만드는 글을 읽을 때 확인해 보세요

저는 수면교육을 반대하는 글을 읽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자주 발견해요. 수면교육 중에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기의 울음에 전반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수면교육과 연결 짓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일본의 대규모 출생 코호트 조사(JECS)에서는 생후 1개월 때 "아기가 울 때 무시하는 빈도"를 엄마에게 물었고, 이후 아기의 발달 설문 결과와 비교했어요. 이 조사는 수면교육을 다룬 연구가 아니에요. 생후 1개월 아기를 대상으로 했고, 시간대나 수면 상황을 구분하지 않았고, 엄마가 직접 쓴 설문으로 측정했어요.

이처럼 연구나 게시물을 볼 때 아래 다섯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 연구 대상 아기의 월령이 몇 개월인가요? (수면교육은 보통 3개월 전후부터 시작해요)
  • 수면교육을 한 아이를 본 연구인가요, 울음에 반응하지 않은 경우를 본 연구인가요?
  • 낮에도 반응하지 않았는지, 잠들 때만 기다렸는지 구분했나요?
  • 뇌 발달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을 직접 쟀나요, 부모가 쓴 설문인가요?
  • 연관성을 말하는 건가요,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건가요?

울음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 아기에게 좋지 않다는 말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해요. 다만 그 말이 곧 수면교육이 나쁘다는 결론이 되지는 않아요.

 

이럴 때는 수면교육을 멈추고 아기를 살펴 주세요

수면교육을 한다고 해서 아기의 울음을 무조건 기다리는 게 아니에요. 아래 경우에는 계획과 상관없이 바로 개입하시고 아기의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 평소와 다른 울음이 들리거나, 달래도 쉽게 진정되지 않을 때
  • 열이 나거나, 토하거나, 숨쉬기가 힘들어 보일 때
  • 기저귀가 젖어 있거나, 배가 고프거나, 불편한 자세일 때
  • 아기가 아프거나 환경이 크게 바뀐 시기일 때

그리고 생후 3개월 전후가 되기 전의 신생아에게는 이 글에서 말하는 수면교육을 적용하지 않아요.

 

자주 하시는 질문

Q. 울다 지쳐 잠드는 건 포기한 거 아닌가요?

A. 아기가 울다 지쳐 잠드는 것과 스스로 진정해서 잠드는 건 달라요. 수면교육에서는 아기가 울음 끝에 지쳐 쓰러지게 두는 게 아니라, 아기가 잠드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 필요할 때 개입해요. 깨어 있는 동안 아기가 부모에게 반응받는 경험을 계속 쌓는 것이 애착의 기초예요.

Q. 아기가 우는데도 들어가지 않는 건 정말 괜찮나요?

A. 수면교육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정해 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요. 기다리는 동안에도 울음의 종류를 구별하고, 아기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들어가요. 그냥 두는 시간이 아니라 아기가 스스로 해 보는 시간이에요.

Q. 연구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랐다는 결과도 있던데요?

A. 네, 그런 연구도 있어요. 25명 규모의 작은 연구였고, 같은 호르몬을 더 큰 규모로 비교한 연구에서는 오히려 조금 낮아졌어요. 이처럼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서 하나의 연구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신중하셔야 해요.

Q. 부모가 가까이에 있으면서 도와주는 수면교육은 없나요?

A. 있어요. 아기 곁에 머무르면서 도움을 단계적으로 줄여 가는 방법도 있어요. 부모님이 끝까지 일관되게 하실 수 있는 방법이 그 가족에게 맞는 방법이에요.

Q. 이미 수면교육을 했는데 아기에게 해가 되었을까 봐 불안해요.

A. 수면교육 후 아기가 부모를 믿지 않게 되었다는 연구는 찾기 어려워요. 오히려 수면교육 후에도 아기는 깨어 있는 동안 부모와 눈을 맞추고 웃고 안기면서 관계를 이어 가요. 걱정되시는 부분이 있다면 소아과나 수면 컨설턴트와 상의해 보세요.

 

마무리

SNS에서 본 무서운 글에 마음이 흔들리셨다면, 그만큼 아기를 아끼고 계시다는 뜻이에요. 수면교육은 아기를 혼자 두는 게 아니라, 아기가 잠드는 법을 배우는 동안 부모님이 곁에서 지켜보고 필요할 때 도와주는 과정이에요. 수면교육을 선택하셔도, 하지 않기로 선택하셔도 부모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중요한 건 아기가 깨어 있는 동안 충분히 반응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거예요. 오늘 이야기가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렸으면 좋겠어요.

다음 글에서는 점진적 소거법(퍼버법)을 순서대로 어떻게 진행하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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