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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P 미국 영유아 수면 컨설턴트 자격증을 보유하고 수많은 아이의 수면교육을 직접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잘 자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자려고만 하면 달라져요. 방에 들어가자마자 "물 마실래", 불을 끄면 "무서워", 겨우 누웠는데 "쉬 마려워". 하나를 들어주면 또 하나가 나오고, 엄마 옷자락을 붙잡고 놓지 않아요. 어르고 달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부모님은 기운이 다 빠져 버려요.
수면교육 상담을 하다 보면 18개월 무렵부터 두 돌 전후의 아이를 둔 부모님들께서 이런 고민을 정말 많이 말씀하세요. 이 시기 아이의 모습은 대부분 「재접근기」와 관련되어 있어요. 오늘은 재접근기 아이가 자기 전에 보이는 모습의 이유와, 제가 상담에서 가장 효과를 많이 본 자기 전 루틴 만드는 방법을 정리해 드릴게요.
재접근기는 어떤 시기인가요
「재접근기」는 아이가 부모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해 가는 과정에서 다시 엄마 곁으로 가까이 돌아오는 시기예요. 마가렛 말러의 분리개별화 이론에서는 재접근기를 대략 생후 15~24개월 무렵으로 설명해요. 기고 걷기 시작하면서 신나게 세상을 탐험하던 아이가, 이제는 내가 엄마와 별개의 존재라는 걸 알아채기 시작해요.
이때 아이의 마음은 두 갈래로 나뉘어요. 한쪽에서는 "내가 할 거야, 내 마음대로 할 거야" 하며 독립하고 싶고, 다른 한쪽에서는 "엄마가 사라지면 어떡하지" 하며 곁에 붙어 있고 싶어요. 이 사이에서 갈등하느라 아이도 힘들어요. 떼가 늘고,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고, 안아 달라고 했다가 밀어내기를 반복해요.
제가 상담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면 이런 모습은 18개월 무렵부터 시작해서 36개월 무렵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앞서 「수면 퇴행 시기들」 글에서 18개월 퇴행의 이유가 재접근기라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이 시기예요.
자기 전에 이런 모습이 나타나요
재접근기에는 자기 전이 가장 힘든 시간이 돼요. 잠은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이가 보이는 모습도 다양해요.
- 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떼를 써요.
- "물 마실래", "쉬 마려워", "무서워" 같은 말을 계속 해요.
- 엄마 옷이나 손을 붙잡고 놓지 않아요.
- 굿나잇 인사를 하고 나가려 하면 울거나 따라 나와요.
- 책을 한 권만 더 읽자고 끝없이 졸라요.
아이가 일부러 부모님을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엄마와 떨어져야 하는 두려움과 내가 정하고 싶은 마음이 부딪히는 아이만의 방법이에요. 미국 국립유대인건강센터(National Jewish Health)도 유아가 자기 전에 이런저런 요구를 하며 잠자리를 미루는 모습을 발달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그러니 부모님이 잘못하고 계신 것이 아니에요.
재접근기 수면, 네 가지가 핵심이에요
제가 상담에서 재접근기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네 가지예요.
일관성, 일관된 규칙 안에서의 자유로움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에요. 매일 같은 순서, 같은 규칙으로 진행해야 아이가 안심해요. 재접근기 아이는 부모를 계속 시험하는 시기라서, 어제 되던 것이 오늘 안 되고 부모님 기분에 따라 규칙이 바뀌면 더 불안해져요. 반대로 규칙이 분명하면 아이는 그 안에서 오히려 편안하게 자유로움을 느껴요. 정해진 틀 안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핵심이에요.
정서 교감, 스킨십은 충분히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불안해서 붙잡는 거예요. 그렇다면 자기 전에 먼저 마음을 채워 주세요. 수면의식 중에 안아 주고, 쓰다듬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 주세요. 이때 스킨십을 아낌없이 하는 것이 중요해요. 자기 전에 충분히 채워진 아이는 굿나잇 이후의 분리를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여요.
굿나잇 인사 후에는 반응을 최대한 줄이기
교감은 수면의식 안에서 충분히 하고, 굿나잇 인사를 한 뒤에는 반응을 최대한 줄이세요. 인사 이후에 아이가 부르고, 울고, 요구를 해도 대화를 이어가거나 협상하지 마세요. 짧고 담담하게, 같은 말로만 대답하는 것이 좋아요. 반응이 크면 아이는 "이렇게 하면 엄마가 다시 온다"고 배워요. 굿나잇 이후는 정서 교감의 시간이 끝났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여 주세요.
주도권은 부모가 쥐고 있기
이 시기 아이는 주도권을 잡으려고 해요. 하지만 잠자리의 큰 결정, 즉 몇 시에 자는지, 어떤 순서로 하는지, 언제 불을 끄는지는 부모님이 정해야 해요. 아이에게는 작은 선택만 허락해 주세요.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인형과 잘지 같은 것이에요. 부모가 큰 틀을 쥐고 있으면 아이는 오히려 안정감을 느껴요.
또 하나 기억하실 점이 있어요. 이 시기 아이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선, 즉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시험해 보려고 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그 부분을 얻어내려고 더욱 떼를 쓰게 돼요. 어제는 한 번 들어줬는데 오늘은 안 된다고 하면 아이는 이해하지 못하고 더 크게 울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한 번 정한 규칙은 흔들리지 않게 지켜 주세요.
전형적인 핑계, 수면의식에 미리 넣어서 차단하세요
재접근기 아이들의 핑계는 신기하게도 비슷해요. 목마르다, 무섭다, 화장실 가고 싶다. 이 세 가지가 가장 흔해요. 이 핑계들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핑계가 나오기 전에 수면의식에 미리 넣어 두는 것이에요.
- 물: 수면의식 중에 "마지막 물 마시기" 시간을 정해서 충분히 마시게 해 주세요. 계속해서 떼를 쓰는 아이라면 빨대컵 등에 물을 담아 머리맡에 놓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화장실: 불을 끄기 전에 화장실에 가는 것을 수면의식의 한 단계로 정해 주세요.
- 무서움: 방에 무서운 것이 없는지 확인해 주는 행동은 오히려 무서운 것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키울 수 있어서 추천드리지 않아요. 대신 "무서웠구나, 엄마가 여기 있어" 하고 마음을 받아 주고, 꼭 안아 주거나 인형에게 굿나잇 인사를 하는 것처럼 안심되는 단계를 수면의식에 넣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가 요구하기 전에 이미 해결된 상태가 되어서, 굿나잇 이후에 "물 마실래"라고 해도 "이미 마셨어,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짧게 대답할 수 있어요. 수면의식 안에 모두 들어 있으니 부모님도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고, 아이도 규칙이라고 받아들여요. 이때 규칙은 매일 똑같아야 효과가 있어요. 정말 아프거나 불편한 경우가 아닌지는 평소에 아이의 컨디션을 살피며 구분해 주세요.
책 읽기는 강력 추천해요, 단 규칙을 정해서
수면의식 중에 제가 가장 추천드리는 활동은 책 읽기예요. 아이와 가까이 붙어서 목소리를 들려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정서 교감의 시간이에요. 다만 책 읽기가 핑계 시간이 되지 않도록 규칙이 꼭 필요해요.
- 몇 권 읽을지 미리 정하고 반드시 지켜 주세요. 예를 들어 "오늘은 세 권만 읽자"처럼 숫자를 정하고, 그 이상은 읽어 주지 않아요.
- 읽을 책은 아이가 직접 고르게 해 주세요. 자율성을 느끼면 아이가 규칙을 훨씬 잘 따라와요.
- 한 권만 계속 읽겠다고 떼를 쓴다면, 그만큼 다른 책은 읽지 못한다고 알려 주세요. 예를 들어 "이 책을 또 읽으면 다른 책은 못 읽어. 그래도 괜찮아?" 하고 아이가 결과를 알게 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내가 고르는 즐거움과 정해진 규칙을 동시에 배워요. 약속한 권수가 끝나면 책을 덮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방에 들어가는 것부터 싫어한다면, 보물찾기 놀이
자러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떼쓰는 아이도 많아요. 이럴 때는 놀이로 방향을 바꿔 보세요.
방법은 간단해요. 작은 장난감이나 인형을 방 안 어딘가에 미리 숨겨 두고, "보물이 어디 있을까? 같이 찾으러 가 볼까?" 하며 보물 찾기 하듯 방으로 이동해요. 아이가 찾은 장난감이나 인형 하나를 안고 잠자리에 누워서 수면의식을 시작하세요. 방에 들어가는 시간이 싫은 시간이 아니라 기대되는 시간으로 바뀌어요. 다만 장난감은 하나만 허락하고, 매일 하는 규칙으로 만드세요.
어둠이 무섭다고 한다면
두 돌 전후부터는 상상력이 자라면서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생겨요. 재접근기와 시기가 딱 겹치기 때문에 이 시기 아이의 두려움은 더 크게 느껴져요. 이럴 때는 수면 등을 켜 두고 자도 괜찮아요.
- 색은 노란색 계열이나 빨간색 계열로 선택해 주세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안내에서도 밝은 파란빛은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하고, 빨간빛이 아이에게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면 주황이나 호박색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어요.
- 불빛에 의해 그림자가 지면 오히려 두려움이 커질 수 있어요. 그림자가 잘 지지 않는 위치에 놓아 주세요.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수면 등을 낮은 위치에 두고 천장을 비추지 않게 하라고도 안내하고 있어요. 설치한 뒤에는 아이 자리에 직접 누워서 벽이나 천장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지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어두운 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에 포스팅한 어두운 방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작은 변화는 크게 칭찬해 주세요
조금이라도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다음 날 아침에 아이가 깜짝 놀랄 만큼 아낌없이 칭찬해 주세요.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표현해도 괜찮아요. "어제는 엄마가 굿나잇 하고 나가도 안 따라 나왔네! 정말 멋지다!" 하고 구체적으로 말해 주시면, 아이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요. 이 기억이 다음 날 밤에도 규칙을 지켜 보려는 힘이 돼요.
「칭찬 스티커」를 활용해서 보상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규칙을 잘 지킨 날 스티커를 한 장씩 붙여 주고, 아이가 직접 붙이게 하면 더 좋아요. 스티커가 쌓이는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 아이의 사기도 올라가요.
자주 하시는 질문
Q. 핑계를 한 번 들어주면 안 되나요?
A. 정말 아프거나 불편한 경우라면 당연히 살펴봐 주셔야 해요. 하지만 수면의식 안에서 이미 해결했는데도 반복되는 요구라면 들어주지 않는 것이 좋아요. 한 번 들어주면 아이는 "또 하면 되는구나" 하고 배워요.
Q. 굿나잇 인사 후에도 계속 울면 어떻게 하나요?
A. 재접근기 아이는 울음이 크고 오래갈 수 있어요. 아이가 안전한지는 확인하되, 짧고 담담하게 같은 말로 대답하고 반응은 줄여 주세요. 처음 며칠은 더 심해질 수 있지만, 일관성을 유지하면 아이는 점차 규칙을 받아들여요.
Q. 재접근기는 언제 끝나나요?
A. 제가 만난 아이들은 대체로 36개월 무렵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이마다 차이가 있고, 그동안 일관된 자기 전 루틴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어요.
Q.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데 같이 자 주는 게 좋을까요?
A. 아이의 불안을 채워 주는 것은 수면의식 안에서의 충분한 스킨십과 교감으로 해결해 주세요. 굿나잇 이후에도 계속 곁에서 재워 주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잠연관」이 될 수 있어요.
마무리
재접근기는 아이가 한 뼘 더 성장하기 위해 거쳐 가는 시기예요. 자기 전마다 실랑이를 하며 지치는 날도 많으시겠지만, 부모님이 잘못하셔서 생기는 일이 아니에요. 아이는 엄마가 정말 좋아서, 그리고 혼자 해 보고 싶어서 마음이 복잡할 뿐이에요. 일관된 규칙과 따뜻한 스킨십만 지켜 주시면 이 시기도 반드시 지나가요. 오늘 밤부터 하나씩 시작해 보세요.
참고문헌
- Wikipedia, Margaret Mahler (분리개별화 이론, 재접근기): https://en.wikipedia.org/wiki/Margaret_Mahler
- National Jewish Health, Infant and Toddler Sleep: https://www.nationaljewish.org/education/health-information/sleep/infant-and-toddler-sleep
- Cleveland Clinic Newsroom, Can a Nightlight Impact Your Child's Sleep?: https://newsroom.clevelandclinic.org/2025/04/15/can-a-nightlight-impact-your-childs-sl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