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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P 미국 영유아 수면 컨설턴트 자격증을 보유하고 수많은 아이의 수면교육을 직접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아기 방을 암막 커튼으로 캄캄하게 만들어 두고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셨나요? 어두운 방에서 혼자 눈을 뜬 아기가 무서워서 우는 건 아닐까, 작은 불이라도 켜 둬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아기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오는 걱정이에요. 특히 밤중에 아기가 울면 "어두워서 무서운가 봐"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아기의 아기는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오늘은 아기가 정말 어둠을 무서워하는지, 어둠이 잠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아이가 자라서 어둠을 무서워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아기는 정말 어둠을 무서워할까요
어둠이 무섭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한 능력이 있어야 생겨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고, 그 상상을 두려워해야 하거든요. 즉 「상상력」이 필요해요. 신생아부터 돌 전후까지의 아기는 아직 이런 상상을 하지 못해요. 아기에게 어두운 방은 그저 조용하고 자극이 없는 편안한 공간이에요. 엄마 배 속도 어두웠다는 점을 떠올려 보셔도 좋아요.
그렇다면 아기가 밤에 우는 건 왜일까요? 대부분은 어둠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에요.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불편하거나, 과피로로 잠이 얕아졌거나, 얕은 잠 구간에서 다시 잠들지 못해 우는 경우가 많아요. 어둠을 탓하기 전에 울음의 진짜 이유를 먼저 살펴봐 주세요.
어두운 방에만 들어가면 울어요
"우리 아기는 어두운 방에만 들어가면 울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정말 많아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시기 아기는 상상력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서 어둠 자체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에요. 이럴 때 아기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따로 있어요. 어두운 방에 들어가는 것이 곧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이라는 걸 아기가 예측하게 된 거예요. 불을 끄고 방에 들어가면 잠시 후 엄마가 나갔던 경험이 쌓이면서, 아기는 방에 들어서는 순간 이제 엄마와 떨어지겠구나 하고 미리 알아차리고 울음으로 표현해요. 어둠이 아니라 분리를 예측해서 우는 거예요.
이 울음은 아기가 자는 방법을 터득해 가면서 점차 사라져요. 아기에게 자는 일이 편안해지면, 어두운 방에 들어가도 더 이상 울지 않게 돼요. 그러니 방에 들어가면 운다고 해서 아기가 어둠을 무서워한다고 단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어두운 방을 피하는 것보다 수면 의식과 스스로 잠드는 연습으로 자는 시간이 편안한 경험이 되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이에요.
어둠은 오히려 잠을 도와줘요
우리 몸은 어두워지면 잠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만들어지고, 빛이 들어오면 이 분비가 줄어들거나 멈춰요. 미국수면재단은 침실을 최대한 어둡게 유지할 것을 권장하는데, 눈을 감아도 눈꺼풀이 빛을 충분히 막아주지 못해서 약한 불빛도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기도 마찬가지예요. 생후 6주 이후부터는 낮과 밤을 구분하는 「일주기리듬」이 만들어지기 시작해요. 이 시기부터는 밤잠은 물론 낮잠도 암막 커튼으로 어둡게 해주시기를 권장합니다. 낮잠 때 어둡게 해주면 몸이 지금은 자는 시간이라는 신호를 더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작은 빛 자극에 깨는 일도 줄어들어요. 특히 3~4개월 이후 인지가 발달하면서 주변 자극에 예민해지는 시기에는 암막의 효과가 더 크게 느껴져요.
수면 환경을 만들 때는 빛뿐 아니라 온도와 소리도 함께 챙겨 주세요. 수면 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 백색소음은 50~60dB 정도가 적절하고, 어른이 느끼기에 살짝 서늘한 정도가 아기에게 알맞아요. 어둡고, 살짝 서늘하고, 조용하게 일정한 소리가 깔린 방이 아기에게는 가장 안정적인 잠자리예요.
그럼 아이는 언제부터 어둠을 무서워하나요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보통 두 돌 전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요. 상상력이 자라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 괴물이나 무서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이 두려움은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지나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마침 재접근기와 시기가 겹치고, 이맘때는 말도 유창해지면서 두려움을 말로 표현하게 되기 때문에 더 뚜렷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다만 아이마다 시기와 정도는 차이가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 주셔야 할 것이 있어요. 18개월 무렵 수면 퇴행이 와서 자기 전에 울고 엄마를 찾는 모습을 어둠에 대한 두려움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이 시기는 「재접근기」로, 아이가 독립하고 싶은 마음과 엄마와 붙어 있고 싶은 마음 사이를 오가는 때라서 생기는 「분리불안」이에요. 방을 밝혀 주어도 엄마가 나가는 순간 울음이 터진다면 어둠이 아니라 엄마와의 분리가 원인이에요. 재접근기는 36개월 무렵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자기 전에 엄마를 붙잡는 행동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어둠을 무서워하기 시작했다면 이렇게 해주세요
아이가 어둠이 무섭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면 아래 방법들을 순서대로 시도해 보세요.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인정해 주세요. 무섭다는 말에 "무섭긴 뭐가 무서워" 하고 넘기기보다 "어두워서 무섭구나, 엄마가 여기 있어" 하고 감정을 받아 주시면 아이가 훨씬 빨리 안정돼요. 다만 방에 괴물이 없는지 구석구석 찾아보는 행동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괴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아이의 생각을 오히려 확인해 주는 셈이 되거든요.
수면 의식 안에 안정감을 주는 요소를 넣어 주세요. 같은 순서로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고 인사를 나누는 「수면 의식」은 아이에게 이제 자는 시간이라는 예측 가능성을 주고, 그 예측 가능성이 어둠에 대한 불안을 줄여 줘요. 돌이 지난 아이라면 좋아하는 애착 인형이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다만 돌 전 아기의 잠자리에는 인형이나 이불 같은 물건을 두지 않아야 해요.
낮 동안 어둠과 친해질 기회를 주세요. 낮에 이불 속이나 커튼을 친 방에서 손전등을 가지고 노는 놀이를 해보세요. 어둠이 위험한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라는 경험이 쌓이면 밤의 두려움도 줄어들어요.
필요하다면 작은 무드등을 사용하셔도 좋아요. 미국수면재단의 권고안도 아이가 어둠을 무서워한다면 작은 무드등은 괜찮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이때는 다음 기준을 지켜 주세요. 밝기는 아이가 방 안의 윤곽만 겨우 보일 정도로 아주 은은해야 하고, 색은 파란빛이 아니라 주황빛이나 붉은빛 같은 따뜻한 색이 좋아요. 파란빛은 멜라토닌 분비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선이 침대 근처로 오지 않게 해주세요.
어둠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유일 때
어둠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다른 원인인 경우도 많아요. 밤에 자주 깨고 매번 같은 도움을 받아야 다시 잠든다면 어둠이 아니라 「잠연관」이 원인일 수 있어요. 3개월 이후에 밤새 3~4번 이상 깬다면 점검이 필요한 신호예요. 또 낮잠이 짧거나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서 쌓인 과피로 때문에 잠이 얕아지고 자주 깨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경우에는 무드등을 켜는 것보다 낮잠과 활동가능시간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자주 하시는 질문
Q. 신생아인데 밤에 완전히 캄캄하게 해도 괜찮나요?
A. 괜찮아요. 신생아는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다만 밤 수유나 기저귀 교체 때는 아기가 완전히 깨지 않도록 은은한 조명 하나만 켜 두시면 부모님도 안전하게 움직이실 수 있어요. 그 조명도 따뜻한 색을 쓰시는 걸 추천드려요.
Q. 낮잠도 꼭 어둡게 재워야 하나요?
A. 생후 6주 이후 낮밤 구분이 시작되면 낮잠에도 암막을 사용하시기를 권장드려요. 낮잠에도 빛을 막아 주면 낮잠이 더 길고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Q. 아기가 어두운 방에 들어가기만 하면 울어요. 어둠을 무서워하는 걸까요?
A. 영아기 아기는 어둠 자체를 무서워하지 않아요.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엄마와 떨어진다는 걸 예측해서 우는 경우가 많고, 자는 것이 편안해지면 점차 울지 않게 돼요.
Q. 아기가 어두운 방에서 눈을 뜨자마자 울어요. 무서워서일까요?
A. 대부분은 어둠 때문이 아니라 얕은 잠에서 깼을 때 혼자라는 걸 알아차리거나 잠연관 때문일 가능성이 커요. 불을 켜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 수 있으니 울음의 원인을 먼저 살펴봐 주세요.
Q. 무드등은 몇 개월부터 켜 줘도 되나요?
A. 영아기에는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니 꼭 필요하지 않아요. 아이가 어둠을 무서워한다고 표현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셔도 충분해요.
Q. 무드등은 어떤 색이 좋은가요?
A. 주황빛이나 붉은빛처럼 따뜻한 색을 추천드려요. 파란빛이나 흰빛은 멜라토닌 분비에 더 영향을 줘서 잠을 방해할 수 있어요.
Q. 밤마다 무섭다고 불을 켜 달라고 해요. 계속 들어줘야 하나요?
A. 아이의 두려움은 진짜이니 먼저 마음을 받아 주세요. 그다음 은은한 무드등으로 안정감을 주세요. 무드등은 아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도구이니, 아이가 필요로 하는 동안은 켜 두셔도 괜찮아요.
마무리
어두운 방에 아기를 눕히면서 미안한 마음이 드셨다면, 이제 그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좋아요. 영아기 아기에게 어둠은 무서운 곳이 아니라 잠을 도와주는 편안한 공간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아이가 어둠을 무서워하기 시작하더라도 그건 부모님이 뭔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상상력이 자라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때는 마음을 알아 주고, 은은한 불빛과 따뜻한 수면 의식으로 곁을 지켜 주시면 됩니다. 이 시기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나가요.
다음 글에서는 다시 예방접종 주제로 돌아와서, 수두 백신에 대해 정리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