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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를 갈다가 문득 아이의 허벅지 주름이 한쪽은 세 줄, 한쪽은 두 줄로 다르게 잡혀 있는 걸 발견하신 적 있으실 거예요. 요즘은 SNS나 커뮤니티에 "다리 주름이 비대칭이면 고관절 탈구다"라는 이야기가 워낙 많이 떠돌다 보니, 그 글을 보고 나서부터 괜히 더 신경 쓰이고 불안해지셨을 수도 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름 비대칭 하나만으로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해도 되는 신호는 아니기도 하고요. 오늘은 다리 주름과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진짜 관계, 그리고 주름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신호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 뭔가요
고관절(엉덩이 관절)은 볼처럼 둥근 대퇴골두가 절구 모양의 비구에 쏙 들어가 있는 구조예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이 비구가 충분히 깊게 발달하지 못했거나, 대퇴골두가 제자리에서 헐겁게 빠지거나 아예 빠져 있는 상태를 말해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태어날 땐 정상이었다가 태어난 이후 다리를 자꾸 쭉 펴둔 자세 때문에 뒤늦게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서 '발달성'이라는 이름이 붙어요. 방치하면 걸음마가 늦어지거나 절뚝거림, 짝다리로 걷는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성인이 된 뒤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영유아기에 발견하고 교정하는 게 중요해요.
다리 주름 비대칭, 믿을만한 신호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름 비대칭은 단독으로 진단 기준이 될 수 없어요. 실제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기들 중에도 약 25~30% 정도는 양쪽 다리 주름 개수나 위치가 다르게 나타나요. 피부 두께, 지방이 붙은 정도, 기저귀를 갈 때 다리를 어떻게 두고 있었는지에 따라서도 주름 모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거든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양쪽 고관절에 모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주름이 대칭으로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주름만 보고 "괜찮네" 하고 넘기는 것도, 주름만 보고 지나치게 불안해하시는 것도 둘 다 정확한 판단은 아니에요. 주름은 어디까지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계기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게 맞아요.
주름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할 신호들
고관절이 어긋나 있으면 그쪽 다리의 대퇴골이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주름 위치가 달라지는 것도 맞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주름보다 이런 신호들을 더 비중 있게 봐요.
다리 벌어짐 차이는 기저귀를 갈 때 양쪽 무릎을 바깥쪽으로 눕히듯 벌려보면, 한쪽만 유독 뻑뻑하게 덜 벌어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예요. 무릎 높이 차이, 이른바 「갈레아찌 징후」는 아기를 눕힌 상태에서 양쪽 무릎을 세워보면 한쪽 무릎이 다른 쪽보다 낮게 내려와 있는 경우를 말해요. 다리 길이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견이에요.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라면 한쪽으로 기우는 걸음걸이나 오리걸음처럼 뒤뚱거리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이런 모습이 하나라도 함께 보인다면, 주름 비대칭보다 이쪽을 근거로 병원에서 확인받으시는 걸 권장드려요.
이런 경우라면 주름과 상관없이 검사받아보세요
위험 요인이 있는 아기는 주름이 대칭으로 보이더라도 선별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장드려요. 역아(둔위)로 태어난 경우가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에요. 자궁 안에서 다리가 눌려 있던 자세 때문에 고관절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부모나 형제 중에 고관절 이형성증을 진단받은 분이 있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여아인 경우(남아보다 4~6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태아이거나 양수가 적어서 자궁 안 공간이 좁았던 경우도 위험 요인에 해당돼요. 다리를 쭉 펴서 꽉 조이게 싸매는 습관도 위험 요인 중 하나인데, 이 부분은 바로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검사는 이렇게 진행돼요
고관절은 영상 검사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생후 6개월 이전에는 연골 비중이 높아 엑스레이보다 초음파로 보는 게 더 정확하고, 생후 6개월이 지나 뼈가 단단해지기 시작하면 엑스레이로 확인해요. 역아 출산이나 가족력처럼 위험 요인이 뚜렷한 아기라면, 생후 6주 무렵에 미리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장드려요. 이학적 진찰에서는 「오톨라니 검사」, 「바로우 검사」라는 특수한 검사법으로 고관절이 제자리에 있는지, 쉽게 빠지지는 않는지를 확인하기도 해요. 다행히 생후 3개월 이전에 발견하면 보조기 착용만으로도 교정되는 경우가 많고 예후도 좋은 편이니, 너무 걱정부터 하시기보다는 시기에 맞춰 확인받는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검사 자체도 크게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 고관절 초음파는 주사나 통증이 전혀 없는 검사라서, 아기가 검사 중에 울더라도 아파서가 아니라 낯선 젤이나 자세가 불편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짧으면 몇 분 안에 끝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과를 들을 수 있는 병원도 많아요.
「고관절 친화적 스와들」로 미리 예방해 주세요
앞서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던 '다리를 쭉 펴서 꽉 조이게 싸매는 습관'은 사실 스와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아기는 뱃속에 있을 때 다리를 양쪽으로 구부려 포갠 자세로 지내는데, 태어나자마자 다리를 억지로 쭉 펴서 꽉 조이게 싸매두면 고관절에 갑자기 다른 방향의 힘이 실리면서 관절과 물렁뼈에 무리가 갈 수 있어요. 실제로 국제고관절이형성증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일본에서 1975년에 다리를 펴서 싸매는 전통적인 스와들 방식 대신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지도하는 쪽으로 권고안을 바꾼 뒤, 고관절 탈구 비율이 3.5%에서 0.2% 미만으로 크게 줄어든 사례가 있어요. 그만큼 스와들 자세가 고관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겠죠.
스와들을 하실 때는 상체는 조금 넉넉하게, 하체는 다리를 M자나 개구리 다리처럼 무릎을 굽히고 바깥으로 벌릴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남겨두고 싸매시는 걸 권장드려요. 이미 사용 중인 스와들 제품이 있다면, 아기를 눕혔을 때 무릎이 자연스럽게 굽혀지고 다리가 좌우로 벌어지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아요.
자주 하시는 질문
Q. 주름이 대칭이면 완전히 안심해도 되나요?
A. 주름이 대칭이라는 것만으로 고관절이 100% 정상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어요. 양쪽 모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대칭으로 보일 수 있거든요. 다리 벌어짐이나 무릎 높이처럼 다른 신호도 함께 봐주시고, 위험 요인이 있다면 주름과 상관없이 검사받아보시는 걸 권장드려요.
Q. 기저귀를 갈 때마다 주름을 꼭 확인해야 하나요?
A. 매번 확인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만 기저귀를 갈면서 자연스럽게 다리가 잘 벌어지는지, 양쪽이 비슷하게 움직이는지 정도는 평소에 눈여겨봐 주시면 좋아요. 특별한 신호가 없다면 영유아 검진 때 받는 진찰로 충분해요.
Q. 지금까지 스와들을 다리 쭉 편 채로 해왔는데 괜찮을까요?
A.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돼요. 대부분의 아기는 잠깐의 스와들 습관만으로 문제가 생기지는 않아요. 지금부터라도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주시고, 다리 벌어짐이나 걸음걸이가 걱정되신다면 다음 영유아 검진 때 말씀해 보세요.
Q. 몇 개월까지 검사가 가능한가요?
A. 걸음마를 시작한 이후에도 진찰과 검사는 가능해요. 다만 생후 3개월 이전처럼 이른 시기에 발견할수록 보조기만으로 교정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 기간도 짧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의심되는 신호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확인받으시는 걸 권장드려요.
Q. 걷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발견되면 늦은 걸까요?
A.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다만 월령이 올라갈수록 치료 방법이 보조기에서 석고 고정이나 수술적 치료로 넘어갈 수 있어서,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느껴지신다면 미루지 마시고 바로 소아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걸 권장드려요.
마무리
다리 주름이 다른 걸 발견하고 덜컥 걱정부터 되셨다면, 그건 아이를 그만큼 세심하게 살피고 계신다는 뜻이에요. 주름 하나로 모든 걸 판단할 필요는 없고, 오늘 말씀드린 다리 벌어짐과 무릎 높이, 위험 요인을 참고하시면서 애매하다 싶으면 다음 영유아 검진 때 가볍게 여쭤보시는 정도로 충분해요. 실제로 검사까지 가더라도 생후 3개월 전후로 발견되는 경우는 보조기 하나로 간단히 교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너무 미리부터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다시 수면 주제로 돌아와서, 아기가 뒤집기를 시작하면서 수면이 흔들리는 이유를 자세히 다뤄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