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결핵) 백신, 피내용 vs 경피용
개별 백신 시리즈, 다시 이어갈게요. 오늘은 B형간염과 함께 가장 먼저 맞는 「BCG(결핵)」 백신이에요. 이 백신은 다른 백신들과 아주 다른 특징이 있어서, 미리 알아두시면 당황하지 않으실 수 있어요.
왜 이렇게 일찍 맞을까요
BCG 백신은 사실 결핵균 감염 자체를 완전히 막아주진 못해요. 대신 감염 후 결핵균이 온몸으로 퍼지는 중증 결핵—특히 소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속립성 결핵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을 예방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에요. 결핵균에 노출되기 전에 접종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후 4주(1개월) 이내에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접종 방법
왼팔 위쪽(삼각근 부위)에 피부 안쪽으로 소량을 주사하는 피내 방식이 국내 국가예방접종의 표준이에요.
다른 백신과 완전히 다른 점 — 흉터가 남는 게 정상이에요
이 백신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에요. 접종 후 2~4주 정도 지나면 접종 부위에 작고 붉은 반점이 생기고, 이후 고름이 차거나 궤양처럼 변했다가 딱지가 앉고, 결국 작은 흉터(보통 1cm 미만)로 남아요. 이 전체 과정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몸에 면역이 잘 형성되고 있다는 정상적인 증거예요. 이 부위에 붕대나 반창고를 붙이지 마시고, 그냥 청결하게 유지해 주시면 됩니다.
피내용 vs 경피용, 어떻게 다를까요
- 피내용(국가예방접종 대상, 무료): 흔히 「불주사」라고 불리는, 부모님 세대가 다 함께 맞아온 바로 그 주사예요. 피부에 약 15도 각도로 바늘을 완전히 찔러넣어 접종하는 방식이라 붙은 별명이에요. 국내에서 덴마크(Danish) 균주로 제조되고, 1962년부터 계속 사용되어 온 방식이에요. 흉터가 한 곳에만 남기 때문에, 흉터 크기가 다소 있더라도 어깨의 좁은 범위에 몰려 있어 오히려 옷으로 가리기는 쉬운 편이에요.
- 경피용(비급여, 본인 부담): 1993년 한국에 도입됐고, 도쿄(Tokyo) 균주를 사용해 일본에서 제조돼 수입되는 백신이에요. 실제로 전 세계에서 경피용 BCG를 쓰는 나라는 제조국인 일본과 한국뿐이에요. 피부에 백신을 바른 뒤, 9개의 미세한 침이 달린 도장 모양 기구로 두 번(총 18개 자국)을 찍어 접종하는 방식이에요.
"경피용=흉터 없음"은 사실과 달라요
경피용이 1990년대부터 "프리미엄 주사"로 불리며 유행해서, 한때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만 불주사(피내용)를 맞는다"는 말까지 돌 정도였어요. 지금도 국내 BCG 시장의 절반 이상을 경피용이 차지하고 있고요. 그런데 몇 가지 꼭 알아두셔야 할 사실이 있어요.
-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 예방을 위해 피내용을 「반드시(must be)」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요. 경피용은 예방접종 효과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고, 비용 대비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예요.
- "흉터가 거의 없다"는 것도 보장된 결과가 아니에요. 실제로 9개씩 2번, 총 18개의 침 자국이 성인이 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 들어 오히려 피내용을 다시 선호하시는 부모님들도 늘고 있어요.
- 실제로 2018년에는 일본에서 제조된 경피용 BCG의 첨부 식염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되어 회수 조치가 내려진 적도 있어요. (일본 정부는 인체 허용량의 1/38 수준이라 안전성엔 문제없다고 판단했지만, 이 소식에 이미 접종을 마친 부모님들 사이에서 불안과 자책이 컸던 사건이었어요.)

선택은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국가예방접종 체계 안에서 정해진 용량으로, 비용 부담 없이 맞히고 싶으시다면 피내용을 선택하시는 것이 WHO 권고에도 맞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흉터가 안 남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추가 비용을 들여 경피용을 선택하시기보다, 이런 불확실성을 미리 알고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개인적인 경험도 나눠드릴게요. 저 역시 "흉터가 없어진다"는 말을 믿고 두 아이 모두 경피용으로 접종했어요. 그런데 지금 5살인 첫째는 아직도 9개의 주사 바늘 자국이 하얗게 선명한 흉터로 남아있어요. 반면 3살인 둘째는 처음부터 자국이 짙지 않았던 덕분인지, 지금 보면 흉터가 잘 보이지 않아요. 운이 좋았던 케이스인 것 같아요.
주변에서 경피용으로 접종한 다른 아이들을 살펴봐도, 대부분 흉터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물론 아이마다 살성이 크게 작용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러니 "흉터가 남는 게 걱정돼서" 경피용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 불확실성을 한 번 더 고려해 보시길 권해드려요.
이런 경우엔 병원에 문의하세요
- 접종한 쪽 겨드랑이 림프절이 심하게 붓거나, 저절로 터져 고름이 나오는 경우
- 접종 부위가 3개월이 지나도 낫지 않고 계속 질척거리는 경우
- 뼈에 염증(골염)이 의심되는 증상이나, 튀어나온 켈로이드 흉터가 생기는 경우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반응이라 의료진 확인이 필요해요.
예방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까요
신생아기에 접종한 경우, 보호 효과는 보통 10~20년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참고 문헌: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결핵(BCG)"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결핵지침 4판 / Health.kr, "BCG 백신" 약물 정보 리뷰 / 공익재단법인 결핵예방회 결핵연구소, BCG 백신 안내서 / 육아크루, "BCG 피내용과 경피용의 차이점" / 나무위키, "BCG 예방접종" / 부산일보, "'비소 대란' 경피용 BCG(도장) vs 피내용 BCG(불주사) 차이점" (2018) / 세계일보, "'흉터 안 남아서…' 무료 BCG 주사형 접종 외면하고 도장형(경피용) 찾는 이유" (2018) / 아주경제, "부모 자책 키운 BCG 경피용 백신 논란" (2018)
이렇게 오해하지 마세요
- "접종 부위가 곪으면 잘못된 거예요." → BCG는 오히려 이 과정이 정상이자 면역 형성의 증거예요.
- "곪은 부위는 소독하고 반창고로 덮어줘야 해요." → 반대예요. 덮지 말고 청결하게 그대로 유지해 주세요.
- "경피용을 맞으면 흉터가 확실히 안 남아요." → 개인차가 커요. 실제로 흉터가 뚜렷하게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접종 부위에서 진물이 계속 나요. 괜찮은 건가요?
정상 과정의 일부일 수 있어요. 다만 3개월 넘게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병원에 문의해 보세요.
Q. 접종을 제때 못 했어요. 언제까지 맞을 수 있나요?
지연됐더라도 만 5세 미만까지는 접종이 권장돼요. 다만 생후 3개월이 넘었다면 투베르쿨린 피부검사 후 접종하게 됩니다.
Q. 피내용과 경피용 중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나요?
이미 한쪽으로 접종을 시작하셨다면, 그대로 이어가시는 것이 원칙이에요. 접종 전이라면 위 내용을 참고해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마무리
BCG는 "곪아야 정상"이라는 점, 그리고 "경피용이 무조건 흉터가 안 남는다"는 것도 보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백신들과 확실히 구별돼요. 이 두 가지만 미리 알아두시면, 접종 선택과 이후 관리 모두 훨씬 여유 있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